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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 본 섬 이야기

거문도 여행(여수 그리고 향일암)

우리나라에서 등대가 제일 아름다운 섬 거문도를 다녀왔다. 그동안 대부분의 섬여행은 일부 외해에 있는 섬들을 제외하고는 연육교, 연도교 등을 활용하여, 가능한 승용차를 이용하였었다. 그러나 이번 거문도 여행은 순수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2박 3일의 기간동안 몸과 마음이 편하게 주변 경관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여행이 될 수 있었다.

≪여행 일정≫

- 1일차 : 여수 엑스포역(itx 새마을) -택시- 게장거리, 점심식사 -택시- 돌산공원 - 해상 케이블카 - 지산공원 - 케이블카 - 돌산공원 -시내버스- 여수 연안여객터미널 - 거문도 이동(1630시, 여객선 파라다이스호) - 거문도(1박)
- 2일차 : 도보이동 - 거문도 등대 - 도보이동 - 서도 덕촌마을 -마을버스- 녹산등대 -마을버스- 여객선터미널(점심식사) - 여수 이동(1530시, 여객선 니나호) - 여수 중앙시장, 저녁식사 -시내버스- 향일암(2박)
- 3일차 : 향일암 및 주변 관광 -시내버스- 여수 시외버스터미널 - 고속버스 - 귀가

● 여수
여수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인 오동도와 진남관 등의 충무공 유적지, 돌산도 향일암 등 관광유적지가 있으며, 연안여객터미널에서는 거문도행 쾌속여객선을 이용할 수 있다.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EXPO)가 개최되고, 이와 함께 "여수 밤바다" 라는 대중가요가 인기를 끌면서 여수는 밤의 경치가 아름다운 도시로 유명해졌다. 여수에 도착하여 돌게장으로 유명한 게장거리에서 점심을 하기위해 택시를 타고 이동하였다. 여수가 고향이라는 택시기사는 우리가 30여년전에 한 번 방문하였었다고 하니, 지금은 경천동지라는 표현을 쓰면서 여수 엑스포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한다. 약 10여분 거리의 게장거리에 도착하니 택시기사는 대부분의 식당이 가격이나 맛이 같다며, 아무 곳이나 들어가라고 하며 내려준다.

여수 엑스포역, 여수역에는 KTX가 서울 용산까지 매시간 운행되고, 새마을, 무궁화 열차도 운행된다.
청* 게장촌의 게장이 포함된 갈치조림, 간장과 양념 돌게장은 1회 한 리필이 가능하다. 밥도둑이라는 게장의 맛이 별미다. 게장거리에는 많은 수의 게장 전문집이 있으며, 게장을 맛보려는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집들이 많다.

- 여수 해상케이블카
여수 해상케이블카는 돌산공원(섬)과 지산공원(육지, 오동도 입구)을 연결하는 총길이 1.5km의 해상케이블카로, 바닥을 볼 수 있는 크리스탈 캐빈과 일반 캐빈 50여대가 운영되며, 편도 10여분이 소요된다. 게장거리에서 택시로 돌산공원으로 이동하여 케이블카에 탑승, 지산공원까지 왕복하였다.

케이블카 일반 캐빈 탑승, 여수시내가 한 눈에 보인다. 야간 탑승시 야경이 멋있다고 하는데, 거문도 이동관계로 주간에 탑승...
지산공원 탑승장과 오동도
지산공원 탑승장 휴게소에 본 오동도, 동백나무 숲과 등대가 아름답다. 예전에 가 본 곳이라 눈으로만 보고...

되돌아오는 길 아래 붉은 색 하멜 등대와 유람선, 등대 입구에는 하멜 동상과 전시관이 있다.
돌산공원 전망대에서 본 돌산대교와 장군도, 장군도(섬)에는 조선시대 왜구의 침입에 대비해 쌓은 석성의 흔적이 있다고 한다.
여수 연안여객터미널, 돌산공원에서 시내버스를 이용해 터미널로 이동하여 1630시에 출발하는 거문도행 "파라다이스호"에 탑승하였다.

● 거문도
거문도는 행정구역상 여수시 삼산면으로, 고흥반도에서 남쪽으로 약 40여km 떨어져 있다. 고도(古島), 동도, 서도 등으로 구성되어 삼도, 삼산도로 불리어지기도 하며, 그 중 고도를 거문도라고 하기도 한다. 거문도에는 고도의 영국군 묘지, 서도의 거문도 등대, 녹산등대, 해양공원 등의 볼거리가 있는데, 지금은 고도와 서도, 서도와 동도가 다리로 연결되어 쉽게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해상 기암절경인 작은 섬이 백(百)개에서 한개가 부족하여, 백도(白島)라고 불리는 백도섬 관광은 유람선을 이용해서 할 수 있으며, 여객선터미널 주변 선착장에서 출발한다. 거문도는 1885년 4월 영국군이 러시아 등 주변국가들의 견제를 위해 함정 6척과 상선 2척으로 불법 점거하여, 1887년 2월27일 철수할 때까지 해밀턴항으로 명명하고 주둔하였던 역사적 사실이 있다. 영국군은 주둔기간중 이곳에서 사망한 군인 9명의 묘지를 조성하였는데, 지금은 2기가 남아있으며, 역사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다.
거문도로 운행하는 배편은 여수와 고흥 녹동항에서 출발한다. 여수에서는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쾌속여객선이 일 2회(0800시, 1630시, 소요시간 2시간 20분)) 운행하며, 녹동항에서는 일 1회(0700, 소요시간 3시간) 차도선이 운행된다.

거문도에 도착하니 서도쪽으로 보이는 일몰이 아름답다. 고도 방파제로 직행하여 감상... 멀리 서도와 동도를 연결하는 거문대교가 보인다.
여객선터미널 인근에 있는 시*드 횟집의 싱싱한 거문도산 참돔회, 4인분을 둘이서...

- 거문도 등대 가는 길
거문도 등대는 여객선터미널이 있는 고도에서 도보로 2시간여면 다녀올 수 있으며, 삼호교, 유림해수욕장, 물이 넘나드는 무넘이(목넘이) 해변, 동백나무 숲으로 이루어진 터널길과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산책길이 매우 아름답다.

아침 0600시 민박집을 출발, 거문도항의 조용한 아침모습...
고도와 서도를 연결하는 삼호교, 폭이 좁아 자동차 양방향 통행이 불가하며, 양쪽 다리끝에 경광등이 있어 교호 통과한다. 다리를 건너 왼쪽이 거문도 등대가는 길이고, 오른쪽이 녹산등대 가는 길이다.
삼호교를 지나면 거문도 관광 안내판이 보인다. 서도 남쪽끝 거문도 등대를 보고 되돌아와, 여기서 마을버스로 북쪽끝 녹산등대로 이동했다.
거문도 유림해수욕장, 왼쪽에 보이는 건물은 거문도 관광호텔이라고 하나 아직은 영업을 하지 않는 듯...
큰 파도에는 바닷물이 넘치는 무넘이(목넘이)길, 이 바위길을 건너 보이는 동백나무 숲터널과 오른쪽으로 절벽길을 가면 거문도 등대가 있다.
무넘이 길을 넘어 바라본 거문도, 오른쪽으로 멀리 우리가 걸어온 해변길과 삼호교가 보인다. 40여년전인 1980년 겨울 이곳에서 물질을 하던 해녀분들이, 등대 견학을 하고 되돌아가는 우리 일행에게, 수고한다며 그냥 주시던 여러마리의 커다란 '홍해삼' 생각에 고마움을 새삼 느낀다.
무넘이 바위길 위로 이어지는 동백나무 숲터널, 경사가 제법 가파르다.
동백꽃 피는 시절에는 더욱 멋진 터널이 될듯..
동백나무 터널은 산 중턱까지 경사진 길이나, 해안절벽길이 이어지면서 조금은 평평해진다.
해안 절벽길에서 본 무넘이 길과 거문도 전경
멀리 해안 끝으로 등대가 보인다.

- 거문도 등대
거문도 등대는 1903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세워진 팔미도 등대에 이어, 1905년 4월 1일 남해안에 첫번째로 세워져, 항해하는 선박들의 길을 안내하였으며, 2006년 1월 높이 33m의 새로운 등탑이 건축되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100여년 넘게 남해안 뱃길을 안내한 옛 등탑은, 건축 및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해양수산부에서 등대문화유산으로 지정 관리하고 있으며, 수려한 주변 해안절경 등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등대 중 하나로 알려져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특히 거문도 등대는 등대체험숙소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데, 이용일 2주전까지 여수지방해양수산청에 신청하면 되며, 초.중.고등학생을 동반한 3인 이상의 가족이 우선 신청대상이 된다.

중앙 멀리 보이는 등대가 옛 등탑이며, 오른쪽 붉은 색 지붕이 있는 탑이 새로운 등탑이다. 왼쪽 건물에는 등대체험숙소가 있다.

주변 경관과 멋진 조화를 이루는 거문도 신.구 등탑들...
새로운 등탑에는 전망대가 있으나 개방하지 않아 아쉬움이...
등대 절벽 끝에는 멋진 바다 경치를 볼 수 있는 전망대(관백정)도 있다.
해안절벽 양쪽으로는 조업어선과 갯바위 낚씨꾼들이 일찍부터 자리잡고 있었다.
관백정에서 본 신.구 등탑
국기계양대, 멀리 구름에 가린 천수월산(해발169.7m)
거문도 등대에서 되돌아 나오는 길에 본 거문도 전경, 삼호교 입구까지 도보로 이동, 마을버스를 타고 다음 행선지인 녹산등대로 이동하였다.

- 녹산등대와 인어해양공원
녹산등대는 거문도 등대의 반대쪽인 서도의 북쪽 끝에 있는 무인 등대이며, 주변에 거문대교와 인어해양공원이 조성되어 이국적인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 거문대교 입구에는 녹산등대로 올라가는 길이 있으며, 왕복 1시간이 소요된다.

거문대교, 서도와 동도를 연결한다.
전망대에서 본 서도리 마을
멀리 녹산등대가 보이고, 중간에 인어해양공원이 있으며, 왕복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인어해양공원, 인어가 왜 여기?
녹산등대에서 되돌아 본 해양공원과 산책로, 주변 바다와 멋진 조화를 이룬다.
거문대교 아래로 우리가 오후에 타고 나갈 니나호가 통과하고 있다.
거문도 특산물인 쑥밭, 처음 수확이 끝나고 다시 재배중이다.
녹산등대 관광을 마치고 마을버스 편으로 여객선 터미널에 도착, 터미널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갈치조림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마을버스 시간표, 거문도에는 버스외에 택시도있다.
거문도항에 대기중인 니나호, 1530시에 출발하여 여수항에는 1800시경 도착하였다.

● 돌산도 향일암
644년(신라 선덕여왕 13년) 원효대사에 의해 창건된 향일암은 낙산사의 홍련암, 남해 금산 보리암, 강화도 보문사와 함께 전국 4대 관음기도처 중 하나이며, 여수시 돌산읍 금오산에 있다. "해를 향한 암자"라는 뜻을 가진 향일암은 수평선의 일출관경이 장관을 이루어 해맞이 명소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가지고 있다.
거문도를 출발한 니나호는 1800시경 여수 연안여객터미널에 도착하였고, 우리는 터미널 인근에 있는 중앙시장에서 저녁식사를 한후, 시내버스를 이용하여 향일암으로 이동하였다.

향일암 종점에 있는 시내버스 시간표

여수 시내에서 향일암까지는 매시간 시내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연안여객선터미널 버스정류장에서 탑승한 111번 시내버스는 돌산대교를 지나 향일암까지 약 1시간여가 소요되었으며, 향일암 종점 인근에 있는 펜션에서 숙박하였다.
바다 전경이 무척 아름다운 펜션에서의 편안했던 밤을 지내고, 새벽 일찍 일출을 보기 위해 향일암으로 향했다. 향일암으로 가는 비탈길을 올라가면서 동쪽 하늘에 구름이 가득차 있어, 일출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예감도 들었다. 그러나 30여년전 이곳에서 보았던 멋진 일출관경을 다시 생각하며 향일암의 경사진 계단길을 올라갔다.

향일암 일주문, 계단을 따라 경사진길을 한동안 올라가야 한다.
계단길을 따라 올라가면 귀여운 모습의 동자 부처상이 반긴다.
해탈문, 좁은 바위틈사이로 지나가야 한다.
향일암 대법당(원통보전), 뒤로 금오산 정상이 보인다.
향일암에서 바다쪽을 보니 구름이 가득차 있어 일출은 기대할 수도 없다.
예전 방문시에는 이렇게 멋진 향일암 일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필림 카메라로 사진도 찍었었는데 찾지 못하고, 인터넷에서 가져온 일출 사진
향일암에서 내려다 본 거북목, 향일암 근처 바위들은 거북등처럼 갈라진 모습이 많아 전체지형이 거북이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라고 한다.
거북목에서 올려다 본 금오산 향일암, 나무숲이 울창해 향일암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일출을 보지 못한 아쉬움을 가지고 향일암을 내려와, 근처 식당에서 갓김치와 간장게장으로 아침식사를 하였다. 식사후 잠시 주변 카페에서 휴식의 시간을 가지고, 다시 111번 시내버스를 타고 여수 버스종합터미널까지 이동, 고속버스편으로 귀가하면서 거문도 여행을 마쳤다. 이번 거문도 여행은 처음 시작부터 끝까지 기차, 택시, 시내버스, 여객선, 마을버스, 고속버스 등 대중교통을 번갈아 이용하였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스쳐지나가는 주변 풍광들의 모습과 기다림의 여유 등은, 그동안 승용차량을 직접 운전하면서 느껴보지 못했던 느림의 미학으로 내게 다가왔다. 또 다른 멋진 여행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