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 내전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던 보스니아 & 헤르체고비나는 지정학적으로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공식 국호는 Bosnia and Herzegovina이며, 북부의 보스니아와 남부의 헤르체고비나 지역이 연합하여 만들어진 국호이다. 총인구는 320만여 명이며, 국민들은 이슬람(보슈나크인)50%, 세르비아 정교(세르비아인)31%, 로마 가톨릭(크로아티아인) 15% 정도의 비율로 3개의 종교가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는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보슈나크계, 세르비아계, 크로아티아계 3인의 대통령이 공동으로 통치하는 국가이다.
보스니아 & 헤르체고비나는 경제적으로 발칸의 빈곤국가중 하나로 산업시설이 거의 없고, 척박한 땅에서 1차 산업이 주산업이며, 물가는 인근 크로아티아의 절반 정도이다. 최근에는 남부 지방의 메주고리예에서 가톨릭 성모 발현과 관련하여 세계 각지에서 많은 순례객들이 방문하고 있어, 이와 연계한 관광산업과 와인산업 등이 발전하고 있다고 한다.
1. 모스타르
보스니아 남부지역에 위치한 모스타르는 인구 6만 5천여 명의 작은 도시이다. 도시를 가로지르는 네레트바 강을 사이에 두고, 이슬람교도와 가톨릭교도가 상호 공존하는 평화적인 도시이다. 모스타르를 상징하는 네라트바 강의 아치형 석조 다리인 스타리 모스트 다리(Stari Most Bridge)는 1566년 오스만 제국에 의해 건축되어, 모스타르의 문화와 물자, 종교까지 모든 것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여왔다. 1993년 유고 내전 속에서 크로아티아 포병대의 포격에 의해 다리가 파괴되었으며, 이후 2004년 유네스코 후원에 의해 다리 재건이 시작되었다. 터키 건축가들은 다리 아래 강물에 남아있는 1,088개의 파편 조각을 잠수부들을 동원하여 인양, 원래의 모습 그대로 재건축하였으며, 200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다리를 중심으로 하는 강 양쪽으로는 이슬람 문화와 연관된 기념품과 특수 공예품들을 판매하는 거리가 조성되어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명소가 되었다. 최근에는 인근 메주고리예 순례객들도 함께 들러보는 장소가 되어, 우리가 방문했을 때에도 수많은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이슬람과 가톨릭의 문화가 공존하는 모스타르 관광을 마치고, 숙소가 있는 메주고리예 인근 마을로 이동하였다. 메주고리예까지는 25km이나 도로 상태가 좋지 않아 1시간 정도가 소요되었다. 이동 도중 한적한 도로에서 교통경찰 2명이 우리 버스를 세우고, 운전기사를 내리게 하여 버스 뒤편으로 데리고 간다. 특별한 교통위반 사항도 없었기 때문에 모두 의아하게 기다리고 있으니, 10분 정도 지난 후 기사가 승차 후 다시 이동하였다. 인솔자에 의하면 이곳 경찰들이 시간을 준수해야 하는 외국인 탑승 관광버스를 대상으로 금품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으며, 그래서 기사들을 버스 뒤편으로 데려가서 관광객들의 눈에 뜨이지 않게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경찰의 오래전 모습을 떠올리게 하여 씁쓸한 마음이 든다.
2. 가톨릭 순례의 고장 메주고리예
1981년 6월 24일~25일 가톨릭 성모 발현을 목격했다는 6명의 어린이들의 증언이 가톨릭 사제를 통해 전해진 이후, 인구 2천여 명 작은 마을 메주고리예는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의 순례지가 되었다. 초기 로마 교황청은 해당 현상을 초자연적 존재의 발현으로 공식 인정하지 않았다. 계속되는 발현 증언과 순례객들이 증가하자 2010.03.17 베네딕트 16세 교황은 교황청 산하에 "메주고리예 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였으며, 2018년 교황청 상주 특사 파견, 2019.05.12 신도들의 순례를 승인하였으나, 아직까지 발현을 공식 인정하지는 않고 있다. 1995년 유고연방 해체 이후 24년간 전 세계에서 4,000만 명 이상의 순례객들이 방문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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