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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 본 섬 이야기

외연도,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연기에 가린 듯한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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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여 이상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외연도를 다녀왔다. 외연도(外煙島)는 육지에서 까마득히 멀리 떨어져 있어 연기에 가려진 듯하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대천에서 53km 거리로 여객선 편으로 2시간여를 항해해야 도착할 수 있는 충남 보령시에 속한 섬들 중 가장 멀리 떨어진 섬이다. 외연도는 작은섬이지만 주변에 있는 횡견도, 대청도, 오도, 수도, 황도 등의 무인도와 함께 외연열도를 구성하는 주섬으로, 섬에는 논이 없고 주민들이 채소류를 일부 생산할 수 있는 밭이 조금 있으며, 주민들은 대부분 어업에 종사하고 있다.
외연도 가는 길은 대천 여객선터미널에서 신한해운 "웨스트 프론티어 호"가 하루에 두번(0800시, 1400시) 왕복하며, 중간에 호도, 녹도를 경유 편도 1시간 40여분 정도가 소요된다. 성수기 또는 계절에 따라 운항시간이 변경되니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대천 여객선 터미널.  앞쪽에 무료주차장이 있다.
터미널 내부
앞에 보이는 여객선이 웨스트 프론티어 호, 여객 전용이다.
여객선 내부, 평일이라 승객이 적다.
첫 기항지인 호도항 선착장, 대천에서 45분여 소요
호도 전경 : 호도는 대천항에서 약 30km 정도 떨어진 섬으로, 섬 모양이 여우처럼 생겼다 하여 여우섬, 여섬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2번째 기항지 녹도항으로 항해중...
2번째기항지인 녹도선착장, 호도에서 10여분 소요되었다. 녹도는 호도 인근 남쪽에 있는 섬으로 섬의 생김새가 사슴을 닮은 데에서 유래한다고 전해지는데, 사슴이 서쪽을 바라보고 엎드려 있는 모양이라고 한다.
외연도 항 : 웨스트 프론티어 호는 대천항 출항한지 1시간 40분후인 09시40분 정시에 외연도 선착장에 도착하였다.

외연도 봉화산 둘레길 걷기

처음 계획에는 외연도에서 1박을 하기로 하였었다. 그러나 오후 2항차 배편이 6시간후인 15시40분으로 여유가 있어, 오전에는 봉화산 둘레길 걷기후 외연도항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에는 외연도항 주변에서 휴식후 2항차 배편으로 대천항으로 나가기로 하였다. 외연도에서 제일 높은 봉화산을 중심으로 소공원 - 마당배 - 노랑배 - 외연도 항으로 이어지는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으며, 약 2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우리는 외연도항에서 곧바로 이어지는 소공원에서 둘레길 걷기를 시작하였다.

봉화산 둘레길은 외연도항 소공원에서 마당배까지는 옛 등산로를 이용하여야 하나, 경사진 곳에는 계단이나 난간이 만들어져 있어 이용에 큰 불편은 없다. 마당배 - 노랑배 - 외연도항까지는 넓은 산책로를 조성하여 편안하게 산책할 수 있다. 선착장에서 바로 이어지는 소공원에서 마당배쪽으로 둘레길 걷기를 시작...
소공원, 멀리 보이는 절벽으로 둘레길 등산로(아래 사진)가 시작된다.
둘레길 등산로를 조금 올라와서 본 외연도항과 망재산
소공원에서 시작된 둘레길은 좁고 조금은 오르막 내리막이 있는 등산로이나, 위험한 곳은 난간이나 계단으로 조성되어 있다.
동백꽃이 활짝핀 동백나무 아래에서...
둘레길 좁은 등산로 끝지점인 마당배(아래 해안 절벽이 마당처럼 넓어서) 근처에서 되돌아본 외연도, 멀리 수평선에 보이는 섬이 예쁜 등대로 알려진 어청도이다.
약 30여분 정도의 좁은 등산로가 끝나고 여기서 부터는 둘레길이 넓게 새로 조성되어 있다.
오래된 동백나무 숲사이로 새로운 산책로가...
활짝 핀 동백꽃이 푸른 바다와 어우러지고...
봉화산 동쯕 사면으로는 자연적인 동백나무 군락 숲이 크게 이루어져 있는데, 숲을 훼손하면서 넓은 산책로를 조성하였다. 관광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이점은 있지만 한 번 훼손한 자연은 다시 되돌리기 어려운데... 멋진 풍광과 어우러진 동백꽃 사이를 지나가면서 조금은 안스럽기도 하고...
마당배에서 노랑배까지 이어지는 둘레길 산책로(소요시간 약 1시간)에는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동백꽃 숲이 계속이어져, 그 멋진 풍경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둘레길 동백나무 숲을 지나 잠시 휴식하면서... 쑥을 캐며 봄을 즐기는 할매...ㅋ
노랑배 근처에 있는 서해 먼 바다를 항해하거나 조업하는 선박을 위한 이동통신 중계소
노랑배 : 갯바위 절벽이 노랗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인터넷에서 가져온 사진)
노랑배에서 본 외연도항 뒤쪽 몽돌이 있는 명금 해안, 상록수림이 있는 당산과 왼쪽으로 망재산이...
노랑배 인근 둘레길에는 봉화산 등산로가 있다. 봉화산 정상이 가깝게 보이고 왕복 한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해막 : 마을 당제시기(4,8,11월)에 임산부를 마을 바깥에 있는 이곳으로 피신시켜 예상되는 "피 부정"을 미연에 방지시키기 위한 오두막, 방 한칸 부엌 한 칸으로 되어 있으며 당시의 건물흔적이 보존되어 있다.
외연도항에서 노랑배로 이어지는 둘레길 입구
2시간여의 외연도 봉화산 둘레길을 돌고, 외연도항으로...
외연도 초등학교(왼쪽 건물)
다시 외연도항으로 내려와 추억식당에서 점심식사를...
추억식당 자연산 우럭막회, 제공된 밑반찬과 매운탕도 현지에서 생산된 식자제로 맛이 좋았다.
외연도항 거리, 옛 시골마을의 향수가...
마을에서 바라 본 봉화산 전경
오후 여유시간에 둘러 본 누적금 해안, 오른쪽 삼각바위가 곡식이 쌓인 것 같아(?) 불린 이름이라고 한다.
누적금으로 가는 길에는 대나무와 상록수림이 무성한 숲을 이루고...
외연도 상록수림 : 외연도 당산 정상부로 천연기념물 136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 상록수림에는 후박나무. 동백나무. 식나무. 팽나무 등 많은 상록.낙엽 활엽수와 덩굴 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외곽의 식생은 크게 황폐되어 있으나, 섬의 사당이 있는 이 숲은 원생에 가깝게 보존되어 있다고 한다.
외연도 주변에는 어디에서나 달래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어 섬 주민이나 관광객들이 채취한다. 길 좌우에도 달래가 무성하다...(아래 사진)
외연도에서 채취한 쑥, 갓, 달래가 그날 저녁 다듬어지고(위), 갓과 달래는 맛있는 김치가 되었다.(아래 사진)
오후 15시 40분 정시에 우리가 승선할 웨스트 프론티어 호가 외연도항에 들어오고 있다.

푸른 하늘 푸른 바다와 아름다운 동백나무 숲의 둘레길이 함께 한 외연도 여행은 당일치기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좋은 감성으로 마음속에 남아 있다. 때묻지 않은 작은 섬의 여행은 언제나 소소한 감동을 주게 한다. 외연도는 육지에서 조금은 멀지만 하루에 2회 운행하는 배편으로 당일 여행도 가능하고, 마을에는 민박집들이 여러 곳이 있어 낚시와 둘레길, 산행 등을 숙박을 하면서도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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